새해 서울 주요권역별 오피스시장 전망

CBD, 대기업 계열사 이전으로 공실 확대 및 변동성 지속
4분기 CBD는 대기업 계열사의 연쇄 이전으로 공실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디타워 돈의문에서는 핵심 임차인이던 DL그룹(DL E&C 등)이 서울 강서 마곡지구 원그로브(마곡 CP4)로 본사를 옮기면서 약 10개 층 규모의 대규모 공실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4분기 공실률은 5.6%까지 상승했다.
그랑서울 타워1에서도 SK이노베이션, SK실트론, SK스페셜티 등 SK 계열사가 순차적으로 이탈하며 도심 내 공실 증가세가 가속화됐다. SK 계열사의 이동은 개별 자산에 국한되지 않고 연세재단빌딩, T타워 등으로 확산되며 CBD 전역의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서울역 일대에 분산돼 있던 조직들이 서린·종로·수송스퀘어 등 종각역 인근으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높아, 건물별 공실률의 단기 편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대기업 및 금융기관의 본사 이전 흐름은 2026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랜드센트럴 B동에 입주한 한화오션(20~25층)은 2026년 2월 대신파이낸스센터로 이전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6개 층 규모의 공실이 발생한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인천 청라본사 완공 이후 주요 계열사를 순차적으로 이전할 계획으로, CBD 내 일부 조직 이동은 불가피하다. 더불어 서울시청 역시 ‘3청사’ 신축 이후 조직 이전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중·장기적으로 CBD 공실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향후 공급 일정이 변동성 요인으로 거론된다. 최근 공사비 상승으로 신규 빌딩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도심 평균 임대료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당초 2027년으로 예상됐던 도심 오피스 공급 집중 시점은 인허가 및 시공 지연으로 2028~2029년으로 늦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심 시장은 단기적으로 공실 증가가 이어지고, 장기적으로 임대료 상승 압력이 나타나며, 2028~2029년에는 대규모 공급이 한꺼번에 몰리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GBD, 사옥 선호와 공급 제한 속 안정적 흐름...렌트프리 증가 기조
4분기 강남권역 공실률은 2.2%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동 빌딩(구 인터파크빌딩)의 경우, 인터파크 이전으로 확대됐던 공실이 한국부동산신탁의 참여와 현대오토에버의 7개 층 신규 임차로 대부분 해소되며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다만 현대오토에버의 삼성동 이전과 강남파이낸스센터 내 111퍼센트의 성수 서울숲 이전에 따라 일부 프라임 오피스 면적이 공실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처럼 주요 테넌트 이동에 따른 공실 재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신규 공급이 제한된 시장 구조를 고려할 때 공실률은 중장기적으로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강남권역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프라임급 오피스는 임대료가 견조하게 유지되는 반면, 노후 자산이나 중·저등급 오피스는 공실률이 확대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일부 중형 오피스는 임차인 유치를 위해 렌트프리 혜택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임대 조건 조정에 나서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역삼동 아스터 부지(약 5만1920㎡, 2028년 준공 예정), 테헤란로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복합개발(약 3만5600㎡), 서초 정보사 부지 개발(35만㎡ 이상) 등 대형 프로젝트가 예정되어 있어 향후 강남 오피스 시장의 주요 공급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분기 외부 임차형 공급으로 기대되던 역삼동 아스터 부지는 넥슨게임즈가 전 면적을 사전 임차하면서 임대 가능 물량에서 제외됐다.
또한 역삼동 케이스퀘어2는 다이소의 매입으로 사옥 전환이 확정되었으며, 이는 강남권역에서 지속되고 있는 ‘사옥 선호 수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종합적으로 강남권역은 제한적 공급 환경과 기업들의 강한 사옥 선호가 맞물리며 안정적인 시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중·소형 오피스에서는 임차인 이탈을 막기 위해 렌트프리 혜택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YBD, 재건축·포트폴리오 조정 속 공실 흡수...자가사용 중심 공급
4분기 여의도 공실률은 2.7%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이는 파크원 타워2(NH금융타워)에 입주해 있던 유비케어와 GC케어가 성동구 왕십리 일대로 본점을 이전하면서 해당 면적이 공실로 전환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더해 LG그룹 계열사의 내년 상반기 파크원 퇴거 계획까지 예정돼 있어 단기적으로는 파크원의 공실 리스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여의도는 재건축과 포트폴리오 조정을 중심으로 한 임차인 이동이 공실 흡수로 이어지며 시장 구조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원센티널에는 NH농협캐피탈, 화재보험협회, 보험연구원 등 약 7,000평 규모의 대형 임차 수요가 2025년 하반기 연이어 유입되면서 기존 공실이 빠르게 소진됐고, 이는 권역 공실률 안정화에 직접 기여했다.
화재보험협회 사옥 재건축으로 기존 입주 기관들이 YBD 인근 주요 오피스로 순차 이동하면서 추가적인 임대 수요가 창출됐고, 여의도의 대형 공실을 흡수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 미래에셋증권빌딩 재건축 추진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이 FKI빌딩으로 이전할 예정인 점 역시, 재건축·포트폴리오 조정 흐름과 맞물려 여의도 오피스 시장의 공간 재배치와 공실률 변동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여의도의 신규 공급은 키움파이낸스스퀘어, 메리츠화재 사옥, 미래에셋증권 빌딩 재건축(우리금융 제2사옥 예정) 등 대부분 자가 사용 목적으로 계획돼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기존 공실 해소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중장기적으로는 외부 임차 수요를 유입할 신규 프라임 오피스가 제한적이어서 여의도 오피스 시장의 안정성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