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조원이 말해주는 것: 회복 이후 한국 오피스시장의 방향

2025년 시장 총평: 회복의 가속과 모멘텀 강화
2025년 한국 오피스 투자시장은 금리 인하 기조와 자금조달 여건 개선을 바탕으로 연중 뚜렷한 회복세가 이어졌으며, 총거래규모는 약 22.9조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13.9조 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며 시장의 회복 속도가 본격화된 한 해였다.
시그니처타워, 페럼타워, 센터포인트 광화문, KDB생명타워, 을지파이낸스센터 등 CBD 주요 프라임 자산을 비롯해 강남N타워, 강남역 BNK오피스, SI타워, NC타워1 등 GBD 핵심 자산들이 연달아 클로징되며 코어 오피스 중심의 거래 모멘텀이 강화되었다. 이 흐름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국면에서 투자자들이 다시 우량 자산으로 회귀하는, 전형적인 ‘플라이트 투 퀄러티(Flight to Quality)’ 전략이 강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더불어 성수·서울숲, 마곡, 상암 DMC, 분당·판교 등 비전통 오피스 권역에서도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지리적 확장 흐름이 두드러졌다. 이는 테크·콘텐츠·금융 기반 기업들의 업무공간 수요가 지역별 클러스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특정 권역에 국한되지 않고 다변화되었음을 보여준다.
매수자 구성 역시 연기금·공제회·보험사·리츠 등 국내 기관의 복귀에 더해 글로벌 기관 및 대기업 계열 SI의 참여가 맞물리며 크게 다변화됐고, 이에 따라 시장 유동성도 뚜렷하게 개선됐다. 선순위 담보대출금리는 4% 내외에서 안정세를 보였고, 프라임 오피스 초기수익률은 3%대 중후반 수준에서 형성되며 자산가치는 평당 약 3,142만 원으로 반등해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여주었다.
2026년에는 이러한 회복세가 코어 오피스를 중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연중 예정된 대형 자산의 순차적 매각이 시장 유동성과 투자 수요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전망이다.
금리·조달환경 변화: 완화되는 금리, 남아 있는 조달 제약
미국과 한국 모두 2025년 중반 이후 금리 인하 사이클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미국은 2023년 5.50% 고점을 지나 약 4.00%까지 완만한 속도로 금리가 하락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기준금리가 2.50%로 인하된 뒤 동결 기조를 유지하며 시장금리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완화적 통화정책은 선순위 담보대출금리 안정으로 연결되어, 우량 오피스 기준 3% 후반~4.0% 내외의 안정적 조달 환경을 형성했다. 국내 은행의 평균 대출금리 역시 4%대 초반까지 내려오며 자금조달 부담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리스크 심사가 강화된 상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스프레드 축소 폭이 작아 체감 조달환경의 개선 속도는 제한적이었고, PF 대출금리는 5% 중반~6% 초반 수준에서 크게 낮아지지 않는 등 개발 중심 투자는 여전히 보수적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조달 환경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는 ‘금리’가 아니라 ‘리스크 인식’이라는 점이 재확인된 해였다.
거래 모멘텀과 자산가치 회복: 기록적 거래규모와 가격 반등
2025년 서울 오피스 시장은 거래 확대와 가격 회복이 동시에 나타난 시기였다. 2025년 서울 오피스 매매단가는 평당 3164만 원으로 전년 대비 약 8% 상승했으며, 이는 금리 안정과 기관투자자 복귀가 가격 하방을 강하게 지지한 결과다.
2026년에도 프라임 오피스 중심의 가격 복원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금리 하향 안정화가 지속된다면 하방 경직성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역 확장의 본격화: 핵심 권역을 넘어 성수·마곡·판교로
2025년의 가장 특징적인 변화는 거래 회복이 전통적 핵심 권역(CBD·GBD·YBD)에 국한되지 않고 비전통 권역 전반으로 확산되었다는 점이다. 성수·서울숲의 콘텐츠·디자인 기반 수요, 마곡의 바이오·테크 클러스터, 상암 DMC의 미디어·콘텐츠 집적, 분당·판교의 ICT 중심 클러스터가 투자 자산으로서의 매력을 높이며 투자자 선호가 지역적으로 분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전통 핵심 권역의 프라임 자산이 여전히 거래를 주도한 가운데, 분당·판교와 성수·서울숲, 마곡, 상암 DMC 등 2·3차 권역에서도 뚜렷한 거래 활력이 확인되었다.
대표적으로 2025년 약 1조 9000억 원으로 단일 자산 기준 최대 거래 금액을 기록한 판교알파돔빌딩이 판교 권역에서 거래되었으며, 이 외에도 상암 DMC 타워, 구로 G밸리 플라자, 누디트 서울숲, 팩토리얼 성수 등 주요 자산들의 거래가 전통적인 3대 핵심 권역 외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이러한 권역 확장 흐름은 2026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셰어딜 확산: 거래구조의 진화와 자본 효율성 강화
2025년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셰어딜(Share Deal)은 단순한 대안적 거래 방식이 아닌, 핵심 거래 구조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AP타워, 시그니처타워, 삼성동빌딩 등 주요 프라임 오피스 자산들이 지분 매각 형태로 거래되었고, 센터포인트 광화문을 비롯해 여의도 파이낸스타워 등 주요 오피스 자산들 역시 셰어딜 구조로 클로징되며 시장 전반에서 셰어딜 활용도가 뚜렷하게 확대됐다.
셰어딜 확산의 배경은 분명하다. 취득세 부담 완화, 거래 절차 및 기간 단축, 자본구조 유연화, 투자자 조달 효율성 제고 등 매수·매도 양측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인하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차입 구조를 유지하거나 재조정할 수 있는 셰어딜의 구조적 장점이 더욱 부각되었고, 이는 연기금·공제회·보험사 등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전략적·기회적 투자자층까지 폭넓은 참여로 이어졌다.
또한 셰어딜은 프라임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와 신규 자본 유입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유연한 구조로 평가받고 있다. 단순한 자산 매각을 넘어 펀드 리사이클링과 포트폴리오 재편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시장 내 자본 회전 속도를 높이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감안할 때, 2026년에도 셰어딜은 프라임 및 코어 자산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형 오피스 자산과 안정적인 임대 기반을 갖춘 자산을 중심으로, 셰어딜은 거래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구조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대기업 계열 SI의 적극적 참여: 실사용 기반 수요의 확대
2025년에는 국내 대기업 계열 SI(Strategic Investor)의 시장 참여가 확대되면서, 실사용 기반 수요가 오피스 시장 안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해로 평가된다.
CJ는 CJ제일제당센터를 직접 인수하며 중장기 사옥 전략을 강화했고, 빗썸은 강남 N타워를 매입해 디지털 금융기업의 공간 수요 확대를 반영했다. 카카오와 카카오뱅크는 판교 알파돔 테크원 자산에 참여하며 테크 기반 기업의 클러스터 선호를 재확인시켰다.
또한 머니투데이그룹은 프리미어 플레이스를 인수하며 미디어·콘텐츠 기업의 사옥 확보 및 전략적 자산 편입 수요를 보여주었고, 이는 도심 핵심 입지에서 SI 주도의 실사용 거래가 지속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삼원타워 거래에서는 헥토그룹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실사용 기반 수요를 보완하며 거래 성사에 기여했고, 삼성동빌딩 사례에서도 공실 부담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옥·실사용 수요를 전제로 한 구조적 보완이 논의되며 딜 안정성 확보가 핵심 이슈로 부각되었다.
과거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움직이던 서울 오피스 시장은 실사용 기업(SI)·국내 기관·글로벌 자본이 공존하는 다층적 수요 구조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의 중장기적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6년에도 주요 기업들의 사옥 전략과 자산 포트폴리오 확장이 이어지며, 오피스 시장 전반의 안정성은 추가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한편 도심 오피스 공급 확대와 금리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는 환경 속에서 SI(전략적 투자자)의 참여 여부는 딜 클로징의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수표 ‘원엑스(One X)’ 빌딩은 딜로이트안진의 임차의향서(LOI) 제출을 통해 공실 리스크를 완화하며 선매각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에버딘의 신규 투자자 유치가 원활히 진행되었다.
또한 금리 상승으로 매각이 지연되던 강남 싸이칸홀딩스의 경우, 사옥 수요를 보유한 미스토홀딩스가 전략적 매수자로 참여하면서 거래가 성공적으로 클로징되었으며, 미스토홀딩스는 2026년 강남 싸이칸타워로 본사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2026년 시장 전망: 안정적 수요와 구조적 변화의 지속
2026년 한국 오피스 투자시장은 2025년의 회복 흐름을 기반으로 코어 오피스 중심의 안정적인 투자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연중 예정된 대형 프라임 자산의 순차적인 매각은 시장 유동성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심에 집중된 예정 공급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프라임급 신축 빌딩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견조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도심권역에서는 을지트윈타워, 서울스퀘어, 남산그린빌딩, 이마트타워 등 주요 자산의 매각이 예정되어 있어, 주요 권역 가운데 가장 많은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다. 또한 공평 GI 서울빌딩과 수표구역의 원엑스 빌딩 등 대형 프라임 자산의 선매각도 진행 중으로, 대형 빌딩 거래의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남권역에서는 삼성동빌딩, 강남358타워, 오퍼스407 등의 주요 자산 매각이 추진되고 있으며, 사옥 수요를 보유한 SI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여의도권역에서는 여의도 하나증권빌딩과 아이엠증권빌딩 등의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최근 용적률 완화 기대가 더해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금리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며 자산가치의 완만한 상승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금융기관의 보수적인 심사 기조가 유지되면서 자금조달 여건의 개선 속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셰어딜 구조는 2026년에도 프라임 자산을 중심으로 폭넓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성수·서울숲·마곡·상암 DMC·분당·판교 등 비전통 권역으로 확산된 거래 흐름 역시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전망이다.
종합하면, 2026년 오피스 투자시장은 완만한 가격 상승, 안정적인 거래 유지, 권역 확장 지속, 셰어딜 확대, SI 참여 증가를 주요 특징으로 전개되며, 단기적인 반등 국면을 넘어 중기적 안정 국면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