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도시재개발, 새로운 투자 기회의 창이 열리다

베트남 투자 시장에 중요한 변곡점이 찾아왔다. 그간 제조업 중심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에 집중해온 베트남이 이제 ‘도시 재개발’이라는 새로운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경제 수도인 호치민시가 주도하는 대규모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는 부동산 개발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 과제로 자리매김했다.
호치민시, 개혁의 선봉에 서다
베트남 전체 국내 총생산(GDP)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호치민시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공공 개혁을 선도하고 있다. 공공 서비스 디지털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행정 효율화, 국가 차원의 세제 인센티브 적용 등이 대표적이다. 주요 디벨로퍼인 Vinhomes, Novaland, Saigon Invest Group 등이 추진하는 대규모 주거·상업 프로젝트도 높은 실입주율을 기록하며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
FDI 흐름을 보면 호치민시의 위상이 더욱 뚜렷하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호치민시는 베트남의 FDI 핵심 거점 중 하나로, 전국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제조업을 넘어 반도체, 첨단 의료, IT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투자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호치민시의 도시 재개발은 단순한 구도심 정비를 넘어선다. 메가시티로의 확장과 지방정부 구조 개혁을 결합해 도시 재개발을 국가 성장의 핵심 엔진으로 삼고, 외국인 투자와 행정 효율화의 시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호치민시 및 인근 빈즈엉성에서의 대규모 투자가 꼽힌다. 레고는 빈즈엉성 VSIP III 산업단지에 약 10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건설했으며, SAP는 이 지역에 SAP Labs Vietnam을 설립해 향후 5년간 약 1억5천만 유로(€150m)를 투자할 계획이다. 비록 토지 보상 지연과 행정 병목 현상 등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지만, 여전히 베트남 개혁의 상징적 투자로 평가받는다.
ASEAN 4개국(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의 GDP 전망을 비교하면, 베트남은 2025년에도 상위권 성장세가 예측된다. 중앙정부의 권력 집중과 개혁 추진 의지가 호치민시를 개혁의 대표 사례로 부각시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할 제조·투자 허브로 자리매김할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물론 베트남의 도시 재개발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토지 취득 과정의 복잡한 행정 절차와 보상 지연, 불투명한 규제 체계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교통 체증, 전력 수급 리스크, 상하수도 부족 등 과제가 남아 있다. 단순한 도시 확장이 아니라 부족한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외국인 투자를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국가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글로벌 기업들은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인건비 절감을 넘어 금융 자산 형성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이중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반의 프롭테크 기술을 부동산 개발에 접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 기업의 기회
이러한 변화는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제조업 중심의 진출을 넘어 도시 개발, 인프라 구축, 프롭테크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적기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반도체·2차전지·자동차 산업 선도 기업들이 베트남을 차세대 핵심 생산 기지로 삼고 있으며, 특히 북부 박닌–박장–흥옌 산업벨트는 첨단 제조업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정확한 현지 데이터와 실행 가능한 전략이다. 데이터 기반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베트남의 도시 재개발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견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