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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권 표류하는 지산, 회복 신호는 언제일까

문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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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 걸림 -
게티이미지뱅크

"고점에서 25%이상 빠졌는데 아직도 안 사요?"

서울 금천구 한 지식산업센터(지산) 분양사무소 상담원의 말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선뜻 나서지 않는다. 가격이 내려간 건 맞지만,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강남 오피스 시장에선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같은 상업용 부동산인데 왜 지산만 정체돼 있을까.

알스퀘어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오피스·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 리포트'는 지산 시장의 긴 터널을 보여준다. 지산 매매지수는 192.2포인트로 전분기 대비 1.5%, 전년 동기 대비 6.8% 하락했다. 2022년 2분기 고점과 비교하면 약 25% 떨어진 수준이다. 더 심각한 건 조정 폭이 아니라, 바닥을 다진 후에도 반등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산은 왜 긴 침체에 빠졌을까. 알스퀘어는 "2020~2022년 저금리·주택규제 환경 속에서 소액투자 수요가 몰리며 형성됐던 과열 분위기가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주택 규제가 강화되며 갈 곳 잃은 자금이 지산으로 몰렸다. 저금리는 이런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문제는 실수요보다 투자수요 비중이 높았다는 점이다. 실수요보다 투자수요 비중이 높았던 특성상 가격 변동성도 크게 나타난 것이다.

지산의 구조적 한계도 회복을 더디게 만든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산은 금리보다 투자심리와 규제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자산군이다. 금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투자 수요가 곧바로 살아나는 게 아니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회복되고, 규제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어야 비로소 시장이 움직인다.

오피스는 확연히 다르다. 서울·분당 오피스 매매지수는 3분기 504.3포인트로 전분기 대비 1.5% 상승했다. 2001년 1분기(100포인트) 대비 5.04배 수준이다. 2022년 고점 이후 이어졌던 가격 정체 국면을 벗어나 회복 흐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거래 규모도 정상화 조짐이 나타났다. 2025년 연초부터 3분기까지 누적 오피스 거래금액은 15.1조 원으로, 2023년 저점(9.6조 원) 대비 뚜렷한 반등을 보였다. 2024년(13.5조 원)에 이은 2년 연속 성장세가 이어졌으며, 2025년은 팬데믹 이전 수준의 거래 회복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오피스 거래시장은 2021년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20조 원 이상 거래되며 역대급 호황을 누렸으나,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2022~2023년에는 급격히 위축됐다. 이번 3분기 리포트는 금리 인하 기대와 임대시장 안정성이 맞물리며 오피스가 먼저 거래 정상화에 나선 것으로 판단했다.

금리와 매매가격의 구조적 관계도 확인됐다. 리포트에 따르면 금리와 오피스 매매가격의 장기 상관계수는 -0.62로 비교적 강한 역상관 관계를 보였다. 금리가 내려가면 오피스 가격은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내려가는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반면 지산은 금리보다 투자심리와 규제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아 조정 이후 회복 속도도 더딘 모습을 보였다.

캡레이트(자본환원율) 분석에서도 시장 위치가 드러났다. 오피스 캡레이트는 2001년 12.8%에서 올해 3분기 4.0%까지 하락했으며, 금리 대비 스프레드는 138bps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평균(172~334bps)을 하회했다. 이는 캡레이트의 추가 축소 여지가 제한적이며, 가격도 급등보다는 점진적 상승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오피스 시장은 가격과 거래 모두에서 회복 신호가 명확해 상승 흐름이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산은 고점 대비 큰 폭의 조정을 거친 뒤 바닥권에 머무르는 추세로, 단기 반등보다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오피스와 지산의 디커플링이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자산군별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결국 지산 투자자들에게 지금은 인내의 시간이다. 2020년대 초반 저금리와 규제의 틈새에서 만들어졌던 과열이 식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피스가 먼저 회복 레이스에서 앞서가는 동안, 지산은 여전히 바닥에서 방향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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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

안녕하세요. 문지형 알스퀘어 마케팅커뮤니케이션실 총괄 이사입니다. 알스퀘어는 오피스, 물류센터는 물론 호텔 및 리테일 등 다양한 상업용부동산 자산에 대한 임대차, 매입매각 자문 및 DB를 제공하며, DB를 활용한 시장지표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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