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이 흔드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서울 오피스 수요축 재편

최근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 게임 산업은 신규 임차 수요를 창출하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주요 산업 중 하나다. 전통적으로 금융, 대기업 계열사, 전문서비스 업체가 프라임 오피스 수요를 주도해 왔다면, 최근에는 대형 게임사와 콘텐츠 기업이 직접 사옥을 개발하거나 대형 오피스를 선임차하며 시장의 수요 지형을 바꾸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게임사로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컴투스 등이 있으며, 이들은 단순 임차인을 넘어 대형 오피스 개발 프로젝트의 선임차 테넌트이자 전략적 투자자로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향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서 자기자본 요건이 강화될 경우, 안정적인 신용도를 갖춘 대기업 임차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6년 1분기 넥슨게임즈가 강남 역삼동 아스터 부지 오피스 개발 프로젝트에 선임차를 확정했고, 컴투스는 을지로 ‘원엑스(ONE X)’에 투자자이자 앵커 테넌트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크래프톤은 성수동에서 본사 사옥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마스턴투자운용과 KT에스테이트가 개발 중인 성수 오피스를 2028년부터 약 48개월간 선임차하기로 하며 성수 권역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부동산 영향력은 단순히 임차 면적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주요 게임사들은 ① 직접 사옥 개발 ② 개발 오피스 선임차 ③ 기존 사옥 매각 후 재배치 ④ 신흥 업무지구 형성이라는 다양한 방식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성수, 을지로, 강남, 과천, 판교 등은 게임사의 확장 전략과 맞물려 오피스 시장 내 새로운 수요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서울 오피스 시장의 주도 수요가 기존 금융·전통 대기업 중심에서 게임·콘텐츠·테크 산업 중심으로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1.넥슨 / 넥슨게임즈: 판교 기반 유지와 강남 진출
넥슨코리아의 핵심 거점은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해 있으며, 여전히 판교가 넥슨 그룹의 주요 개발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최근 강남 역삼동 아스터 부지 오피스 개발 프로젝트에 넥슨게임즈 입주가 추진되면서 판교와 강남을 병행하는 이원화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개발 조직 중심의 판교 거점과 비즈니스 기능 중심의 강남 거점을 분리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엔씨소프트: 판교 R&D 클러스터 강화
엔씨소프트는 판교 R&D센터를 핵심 거점으로 두고 있으며, 추가로 글로벌 RDI 센터 개발을 추진하며 연구개발 조직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이는 게임사가 단순 임차인이 아니라 대규모 연구개발 조직을 수용하기 위한 자가사용 사옥을 직접 개발하는 실수요자라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판교 IT 클러스터의 장기적인 오피스 수요를 떠받치는 대표적인 앵커 기업으로 평가된다.
3.넷마블: 구로에서 과천으로 중심축 이동
넷마블의 현재 본사는 서울 구로구 지타워(G-Tower)에 위치해 있다. 지타워는 지상 39층, 연면적 약 18만㎡ 규모의 대형 본사로 개발되며 구로디지털단지를 대표하는 기업 사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최근 넷마블은 구로 본사 매각을 추진하며 거점 재편에 나선 모습이다. 동시에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G-Town’ 프로젝트가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약 12만㎡ 규모의 업무시설로 조성되며 향후 넷마블의 추가 업무 공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CRE 관점에서 보면 넷마블은 구로의 상징적 HQ를 만든 기업에서 과천의 핵심 오피스 수요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 사례로 볼 수 있다.
4.크래프톤: 성수 오피스 시장을 바꾸는 대표 사례
크래프톤은 현재 강남 역삼 센터필드에 주요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회사의 중장기 전략은 이미 성수로 이동하고 있다. 성수동 옛 이마트 본사 부지에는 연면적 약 21만㎡ 규모의 대형 복합 오피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향후 크래프톤 본사 사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동시에 성수 일대 오피스를 추가 선임차하며 장기적인 거점 구축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성수 지역이 콘텐츠·테크 기업 중심의 새로운 업무지구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5.컴투스: 가산에서 CBD로 이동
컴투스의 기존 사무실은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해 있었지만, 최근 을지로 수표구역 재개발 프로젝트 ‘원엑스(ONE X)’에 투자자이자 앵커 테넌트로 참여하며 도심권(CBD)으로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가산 중심의 게임 산업 입지가 CBD 프라임 오피스 수요로 전환된 사례로 평가된다.
시장에 대한 해석
이들 사례를 종합하면 한국 주요 게임사의 부동산 전략은 세 가지 유형으로 정리된다.
첫째, 자가사용 HQ 개발형이다.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넷마블, 펄어비스가 대표적이다. 둘째, 선임차 앵커 테넌트형이다. 컴투스의 원엑스(ONE X)와 넥슨게임즈의 역삼동 아스터 부지 오피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 업무지구 재편형이다. 판교는 개발 조직 중심의 IT 클러스터, 강남은 비즈니스 기능 중심의 오피스 시장, 성수는 콘텐츠·테크 중심의 신흥 업무지구, CBD는 상징성과 접근성을 갖춘 본사 입지, 과천은 대규모 자가점유 오피스 중심의 신흥 업무지구로 역할이 구분되고 있다.
마무리
한국 주요 게임사들은 더 이상 오피스 시장의 주변 수요가 아니다. 이들은 직접 사옥을 개발하고 핵심 권역의 개발 오피스를 선점하며, 특정 지역을 새로운 업무 클러스터로 변화시키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넥슨게임즈, 컴투스, 크래프톤 사례는 게임 산업이 서울 프라임 오피스 시장의 새로운 앵커 테넌트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풍부한 유동성과 브랜드 파워를 고려할 때, 주요 게임사들의 사옥 재편과 추가 개발은 앞으로도 서울 및 수도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