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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미 리츠, 한국은 출발선에 선 셀프스토리지

남성훈
남성훈
- 7분 걸림 -
게티이미지뱅크

– 인프라 리츠로 진화하는 도심 스토리지의 금융 가치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투자 공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때 오피스는 가장 안전한 코어 자산으로 통했다. 장기 임차인을 확보할 수 있고 공실 위험이 낮다는 점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투자처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대규모 자금이 집중되며 자산 가격이 급등했고, 그 결과 수익률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 여기에 일부 권역에서는 신규 오피스 공급 과잉까지 예고되고 있다. 가격은 이미 충분히 올라 있지만 임대료 상승 여력은 제한적인 구조다.

리테일 건물과 상가 역시 소비 둔화와 온라인 전환, 구조적인 공실 증가로 성장 동력이 약해졌다. 단순히 입지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처럼 전통 상업용 부동산의 매력이 약화되면서 자본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키워드는 이른바 ‘뉴이코노미(New Economy)’다. 디지털 전환과 생활 방식 변화, 물류 혁신처럼 구조적 수요 증가가 뒷받침되는 자산군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데이터센터가 있다. AI, 클라우드, 스트리밍, 전자상거래 확산과 함께 데이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는 단기간에 핵심 인프라 자산으로 부상했다. 높은 진입장벽과 장기 계약 구조, 안정적인 현금흐름 덕분에 이제는 리츠와 연기금, 글로벌 운용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체투자 섹터가 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자산이 오늘날에는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의 필수 항목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와 함께 셀프스토리지가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셀프스토리지는 개인과 소상공인의 보관 수요를 기반으로 한 도심 생활 인프라다. 주거 면적 축소, 1~2인 가구 증가, 이커머스 확대와 같은 구조적 변화가 이어질수록 수요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일정한 수요가 반복되는 특성 덕분에 자산 안정성도 높다.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퍼블릭스토리지와 엑스트라스페이스스토리지다. 퍼블릭스토리지는 현재 시가총액 약 490억 달러, 한화로 70조 원을 웃도는 미국 최대 셀프스토리지 리츠다. 수천 개 자산을 직접 보유하고 직접 운영하는 통합 구조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꾸준한 배당을 이어왔다. 이는 단순한 공간 임대업이라기보다 취득, 개발, 운영, 자산 관리 전 과정을 통합한 플랫폼 비즈니스에 가깝다. 가동률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매출의 대부분이 곧바로 수익으로 전환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엑스트라스페이스 역시 시가총액 약 300억 달러 규모의 대형 리츠다. 자체 보유 자산뿐 아니라 제3자 자산까지 위탁 운영하는 관리 플랫폼을 구축했다. 자산을 소유하지 않아도 운영 수수료를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빠르게 확대했고, 최근 라이프스토리지 합병 이후 미국 최대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이는 셀프스토리지가 단순한 부동산을 넘어 운영 역량과 시스템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산업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임차인은 소규모 고객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분산돼 있고, 계약 기간은 짧지만 회전율이 높아 가격 조정이 빠르다. 무인·자동화 운영 덕분에 인건비 부담은 낮고, 비용 구조도 단순하다. 그 결과 매출 대비 수익률은 높고 현금흐름 변동성은 낮다.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특성이다.

글로벌 자본의 움직임도 이러한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호주 셀프스토리지 플랫폼인 스토어로컬의 과반 지분을 인수하며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인수 직후 스토어로컬은 호주 서부 지역 기반의 스토리지 운영사 킵세이프 포트폴리오를 추가로 인수하며 빠르게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개별 자산을 하나씩 사들이는 방식이 아니라, 플랫폼을 선점한 뒤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우는 전략이다. 이는 데이터센터와 물류센터 투자에서 이미 검증된 ‘플랫폼 중심 확장 모델’과 동일하다.

이제 글로벌 자본은 건물 한 채를 사는 것이 아니라 운영 체계와 브랜드, 네트워크 전체를 산다. 셀프스토리지는 분명히 이러한 투자 구조에 부합하는 산업이다.

반면 한국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공급은 제한적이고 운영 표준과 트랙레코드도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 투자자가 참고할 만한 성공 사례 역시 많지 않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이  기회다. 경쟁이 치열한 성숙 시장이 아니라, 선도 사업자가 시장 구조를 정의할 수 있는 초기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지점 확대가 아니다. 안정적인 가동률과 검증된 수익 구조,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을 갖춘 레퍼런스 자산을 축적하는 일이다. 이러한 사례가 늘어날수록 리츠와 펀드, 기관 자금의 참여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자본의 아시아 진출이 가속화되는 흐름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 역시 해외 자금의 관심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데이터센터와 물류센터가 그랬듯, 셀프스토리지 역시 일정 규모의 트랙레코드가 형성되는 순간 해외 운용사의 투자와 플랫폼 인수가 가시화될 수 있다.

셀프스토리지를 하나의 운영 사업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장기 자본이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인프라 투자 자산으로 볼 것인가. 글로벌 시장은 후자를 선택했다. 셀프스토리지는 더 이상 틈새 업종이 아니다. 상업용 부동산의 다음 세대를 이끌 자산군이며, 한국 시장은 이제 그 출발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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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훈

셀프스토리지 기업 아이엠박스를 이끌고 있는 남성훈입니다. 셀프스토리지가 왜 지금 중요한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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